역전재판: 逆転裁判
[미츠오도]우연
세인티피아
2016. 7. 4. 00:50
_전에 작성한거 재업
_세상에 여기에 처음 올리는 컾링이 사약이라니...
화창한 날씨에 떠있는 태양의 햇빛이 사무실 창 안으로 새어들어온다. 새어들어온 빛으로부터 구석구석까지 전해지는 이 온기는 그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었다.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던 오도로키는 눈부신 빛에 서서히 눈을 떴다. 어젯밤 늦게 자 버린 것일까, 사무실에서 중간에 잠들어버린 그는 얼른 일어나서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정오를 훨씬 지나서 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 별다른 일정이 없던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직 내일이 아닌 것에 대해 안심했다.
미누키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나루호도는 어째선지 없었다. 분명 그도 의뢰가 없을 것이었다. 수 많은 생각이 오도로키의 머릿속을 채우자 머리가 지끈거려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헤집었다. 그리고 멍하니 몇분정도 않아 있다가 사무실 문 쪽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그는 혹시 나루호도가 돌아왔는가 싶어 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문이 열렸는데..
"나루호도씨! 도데체 어디갔다오신..어?"
"음? 자네는...그러니까..누구지?"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은회색빛의 윤기나는 머리칼과 검은 안경, 검붉은 긴 코트에 흰색의 화려한 프릴을 달고 있는..흡사 중세귀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가 서 있었고 나루호도가 없는 것에 의아해하며 앞에 멀뚱히 서 있는 오도로키를 응시했다. 한참을 어색하게 우물쭈물 거리던 오도로키는 이내 앞의 그에게 자신의 이름을 사무소가 울릴 정도로 목청껏 외쳤다. 갑자기 나오는 큰 목소리에 그는 당황한 듯 하지만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입을 열었다.
"흠흠..나는 미츠루기 레이지(御剣 怜侍 )라고 하는 자다...그리고 그렇게 큰 소리를 외칠만큼 내 귀는 어둡지 않네."
"에?..죄..죄송합니다..혹시 나루호도씨를 뵈러 오셨다면....지..지금은 계시지 않으셔서.."
"뭐 그런거 같군.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건가.."
"네에.."
오도로키는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 즉 어떠한 '위압감" 때문에 어떠한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심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오도로키는 미츠루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미츠루기 레이지, 그는 유능한 검찰국장이며 나루호도의 라이벌이자 파트너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나루호도도 종종 오도로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었다. 뒤따라 오는 칭찬과 함께.
오도로키 자신도 언젠가는 정식으로 그를 만나보고 있었다. 저번 사건에서도 잠깐 얼굴 스치고 말았으니. 물론 그 만남이 이렇게 될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일단 나루호도씨를 막연히 기다린다고 해도 언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연락은 넣을테니 나중에 다시 오라는 식으로 말할 참이었으나 미츠루기의 말에 막히고 말았다. 이곳을 나설 것 같았던 그가 언제 돌아올자 모르는 그를 기다리기 위해 사무실에 잠시 머물러있기로 한 것이다.
"사전에 약속도 잡지 않고 막연히 온 것이니..사온 것도 없는데..하는 수 없군 잠깐 기다리기로 하지."
"네..에? 하지만 언제 오실지도 모르는데."
"괜찮네, 오늘은 시간이 많이 비니까, 가끔은 기다리는 것도 나을 것 같군."
"그렇군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차를 내어드리겠습니다. 무엇으로 드릴까요?"
"...홍차로 부탁하지."
부엌으로 들어간 오도로키를 한편으로 미츠루기는 소파에 앉아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1년 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 8년 전만은 아니더라도 거의 원래의 법률사무소로 돌아간 듯하다. 한참 사무실을 둘러보던 미츠루기는 책상앞의 파일에 눈을 돌렸다. 펼쳐보니 모레의 법정에 대한 사건자료였다. 변호인은 아까 차를 가지러 간 오도로키 호우스케(王泥喜 法介), 상대검사는 가류 쿄우야(牙琉 竜也) 라고 적혀 있었다.
"오도로키군의 모레 법정 자료인가. 분명 가류 검사가 이 사건의 자료를 부탁했었지."
기다리는 겸 미츠루기는 사건파일을 읽어보았다. 한참 읽었을때 즈음 오도로키가 홍차를 미츠루기 앞에 놓았다.
"미츠루기 검사국장님 여기 있습니다. 홍차가 한 종류밖에 없어서..."
"아 괜찮네 나루호도의 사무실에 와서 마신 적 있으니. 그리고 검사국장이란 말은 빼게. 그래서 일부러 꺼내지 않았다만."
"아...네. 미..미츠루기 씨..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상관없네."
미츠루기는 그의 사건파일을 책상위에 두고 홍차를 마시고 오도로키는 쥬스를 가져와 마셨다. 몇번 마시고 난 뒤 오도로키에게 말했다.
"이 홍차 맛이 좋군. 자주 마시는가?"
"에? 아..아니요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마시지는 않습니다만..옛날 다른 법률 사무소에 있을 때 선생님께서 홍차를 좋아하셔셔.."
오도로키가 끝말을 흐린다. 아 그 변호사인가. 문득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 미츠루기는 화제를 다른 걸로 바꾸었다.
"요즘 나루호도를 보지 못해서 그런데, 어떤가 그는?"
"으음...확실히 변호사로 복귀하시고 좀 바빠지시기는 했지만..오늘은 일이 없으신데 말이죠."
"므으..그런가..뭐 그래도 사무실은 예전보다 깨끗해지고 생기도 되찾은 것 같으니까 말이다. 혹시 자네가 청소하는건가?"
"하하.많이 부려먹으시니.."
"나루호도는 자네의 부지런함과 꼼꼼함을 배워야 할것 같군."
미츠루기는 오도로키 앞에 놓인 사건파일을 흔들며 말했다. 긴장이 풀린 오도로키는 그의 말에 크게 동요하고 그렇게 몇분동안 서로의 어색함은 잊은채 실컷 나루호도의 단점에 대해 지적해 댔다.
한편, 나루호도가 재채기를 거듭해서 한건 도중의 일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잡담을 나누고 미츠루기는 모레 있을 법정에 대해서 진지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잠시 읽어 보았다만, 자네 모레 법정이로군?"
"아..네. 그래서 읽고 있었다만..아직 결정적인 증거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걱정이네요. 항상 간당간당한데.."
오도로키는 얼굴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입장의 불만을 호소했다. 미츠루기는 담담히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그럼..잠깐 내 사무실로 오지 않겠나? 비록 극과 극의 사이지만 조언이나 부족한 자료는 제공하도록 하지."
오도로키는 그의 말에 실로 깜짝 놀랐다. 변호사도 아닌 검사..아니 검찰국장이 이번 사건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니 놀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츠루기의 사무실에는 처음 가보는 거라 내심 긴장이 되기도 했다. 우연히 만난 일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은 오도로키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 사건자료를 포함해서 가방에 챙긴 뒤 미츠루기를 따라 나섰다. 물론 메모와 우체통에 열쇠를 넣는 것을 잊지 앟고서.
건물 밖으로 나와서 가까운 주차장으로 가니 악취미의(?) 빨간 스포츠카가 주차보다는 전시되어있었다. 오도로키야 붉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새빨간 차는 거의 보지 못했기에 타지고 않고 미츠루기의 차를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오도로키가 가만히 감상에만 빠져 있자 미츠루기는 그의 앞의 조수석을 열어 주며 타라고 손짓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오도로키가 사과를 표하며 조심스럽게 조수석에 앉았다.
뒤이어 운전석에 탑승한 미츠루기는 시동을 걸어 그의 사무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차안은 그야말로 고요했다. 아직은 어색함을 뿌리치지 못한 채라, 어쩌다 한마디씩 주고받고 하다가 도중에 끊겨버린다. 이 심각한 어색함을 견딜 수 없던 오도로키가 미츠루기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보다는 더 길게.
"모레 있을 법정자료에 뭐랄까..좀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어서 나루호도씨에게 말하려니..이렇게 사라지셨네요.."
"그 대신에 내가 도와주려고 이렇게 같이 있는거 아닌가."
"아..죄송합니다."
"나에게 미안해야 할 필요는 없네. 그저 자네가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거지."
미츠루기는 오도로키가 말하고 있는 것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그의 미안함은 또다른 것에 있는 것 같았다. 아마 검사가 변호사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 느껴지는 감정인 걸까. 그렇다 검사와 변호사는 유죄와 무죄의 천차만별의 입장을 가진 자들이다. 다른 입장을 가진 자들끼리 의견이나 조언을 구하는 그 행동에 오도로키는 의아해함을 느낀 것일지라. 그렇게 몇분 후, 그 둘은 검찰청의 검사국장실에 도착했다. 처음 사무실을 본 오도로키는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깨끗히 책장에 꽃힌 빽빽한 사건자료부터 시작해서 가지런히 놓인 책상과 뒤에 전시된 상들과 도심이 훤히 보이는 커다란 창은 실로 그의 지위를 나타내고 있었다.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 미츠루기가 가져온 사간파일을 같이 훑어보기 시작했다.
"자네가 말했던 부자연스럽다는 부분은 이 부검기록을 말하는 건가?"
"아! 네 사망추적시간의 범위가 너무 넓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2~3시간동안의 긴 대화가 끝나고 오도로키는 한껏 두둑한 자료가 든 가방을 가지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의 얼굴에는 환호와 기쁨이 서려 있었다. 미츠루기와의 말에는 확실한 주장과 근거가 담겨있었고 세세한 하나하나까지 검토해 주었기 때문이라. 오도로키는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렇게 많은 자료를 얻을 줄 몰랐는데요. 정말 감사합니다. 시간도 늦었고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미츠루기씨."
"아니 한번 더 검토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나야말로 새로운 사실이 나와서 놀랍군. 그리고 내가 데려왔으니 다시 데려다주겠네. 따라오게"
괜사리 미츠루기의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것 같아 미안해하는 오도로키의 손목을 잡아끌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차를 타고 나루호도 법률사무소 앞에 도착하고 차에 내려서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 안 내리셔도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나루호도씨 뵙지 않아도 괜찮으신가요?"
"시간도 늦었고 그도 힘들텐데 나중에 정식으로 약속을 잡고 오려고 한다. 아..나하고 만난건 비밀로 부쳐줬으면 한다."
"에...ㄴ..네 알겠습니다. 그럼 약속하신대로 모레에 뵙겠습니다."
"그..그렇군 잘 가게."
오도로키가 뒤돌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때 미츠루기의 한마디가 그의 귀에 바람처럼 스쳐갔다. 미츠루기가 말할것 같지 않은 그러한 말이.
"꼭 승소하길 바라네."
"네? 뭐..뭐라고 하셨나요?"
"아..아무것도 아니네. 난 이만."
미츠루기의 그 한마디는 그의 귀에 들어가질 않도록 말했을지도 모르나 오도로키는 희미하게 들었다. 진심의 감정이 담긴 그 한마디를.
'꼭 승소하길 바라네.'
"감사드립니다. 미츠루기씨."
그러고는 건물로 들어가 나루호도의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나루호도와 미누키가 반겨주고 있었다. 약간의 불만이 담긴 표정과 함께.
"오도로키씨 이때까지 어디갔다 오신거예요? 미누키, 집에 돌아와 보니 불은 꺼져있고, 들어가보니 파파도 없고 얼마나 심심했는데!"
"나도 들어왔을때 미누키 혼자만 있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지. 어디갔다온거야?"
"아, 미.."
"미?"
오도로키는 아까전 그의 말을 떠올렸다.
'아..나하고 만난건 비밀로 부쳐줬으면 한다.'
"미...미누키가 오기전에 사건자료 조사끝낸다고 해놓고 그만...하하."
"하하로 끝낼게 아니라구요!! 오도로키씨! 저녁 해주세요~"
"아직 드시지 않은 겁니까..나루호도씨.."
"아무래도 괜찮다 군이 해주는 밥은 맛있으니까."
저녁을 먹고 오도로키는 사건자료를 늦은 밤까지 나루호도와 같이 검토한 뒤 집에 돌아가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위로 올라갔다. 자려고 하는데 자꾸만 몇시간 전에 만났던 미츠루기가 떠올랐다. 그와 모레면, 법정이 끝나고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그에 대해 느껴지는 이 감정이 새로웠다.
그렇게 한참을 침대에서 설치던 오도로키는 모레에 만날 날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미츠루기도 그날 밤잠 설친건 함정^^
제가 쓴것 치고는 길었습니다.흐어어어어ㅠㅠ 미츠오도!! 옛날부터 연성해왔는데 쓰기싫다고 미루다가!!! 드디어 썼습니다!! 최애x최애 조합은 좋은 거예요!!
언젠가 제 소설에 서로 이름으로 부르는 그런 날이 올까요..레이지씨라든지!! 호우스케군이라든지!!! 사람들 없을때부르다가 대범해진 미츠루기가 대놓고 이름을 불러댄다든지!! 으어어억
위에 쓰인 진한글씨 잘 주시하길 바라며 언젠가 '인연'편을 올리기로
화창한 날씨에 떠있는 태양의 햇빛이 사무실 창 안으로 새어들어온다. 새어들어온 빛으로부터 구석구석까지 전해지는 이 온기는 그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었다.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던 오도로키는 눈부신 빛에 서서히 눈을 떴다. 어젯밤 늦게 자 버린 것일까, 사무실에서 중간에 잠들어버린 그는 얼른 일어나서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정오를 훨씬 지나서 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 별다른 일정이 없던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직 내일이 아닌 것에 대해 안심했다.
미누키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나루호도는 어째선지 없었다. 분명 그도 의뢰가 없을 것이었다. 수 많은 생각이 오도로키의 머릿속을 채우자 머리가 지끈거려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헤집었다. 그리고 멍하니 몇분정도 않아 있다가 사무실 문 쪽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그는 혹시 나루호도가 돌아왔는가 싶어 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문이 열렸는데..
"나루호도씨! 도데체 어디갔다오신..어?"
"음? 자네는...그러니까..누구지?"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은회색빛의 윤기나는 머리칼과 검은 안경, 검붉은 긴 코트에 흰색의 화려한 프릴을 달고 있는..흡사 중세귀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가 서 있었고 나루호도가 없는 것에 의아해하며 앞에 멀뚱히 서 있는 오도로키를 응시했다. 한참을 어색하게 우물쭈물 거리던 오도로키는 이내 앞의 그에게 자신의 이름을 사무소가 울릴 정도로 목청껏 외쳤다. 갑자기 나오는 큰 목소리에 그는 당황한 듯 하지만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입을 열었다.
"흠흠..나는 미츠루기 레이지(御剣 怜侍 )라고 하는 자다...그리고 그렇게 큰 소리를 외칠만큼 내 귀는 어둡지 않네."
"에?..죄..죄송합니다..혹시 나루호도씨를 뵈러 오셨다면....지..지금은 계시지 않으셔서.."
"뭐 그런거 같군.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건가.."
"네에.."
오도로키는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 즉 어떠한 '위압감" 때문에 어떠한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심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오도로키는 미츠루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미츠루기 레이지, 그는 유능한 검찰국장이며 나루호도의 라이벌이자 파트너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나루호도도 종종 오도로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었다. 뒤따라 오는 칭찬과 함께.
오도로키 자신도 언젠가는 정식으로 그를 만나보고 있었다. 저번 사건에서도 잠깐 얼굴 스치고 말았으니. 물론 그 만남이 이렇게 될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일단 나루호도씨를 막연히 기다린다고 해도 언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연락은 넣을테니 나중에 다시 오라는 식으로 말할 참이었으나 미츠루기의 말에 막히고 말았다. 이곳을 나설 것 같았던 그가 언제 돌아올자 모르는 그를 기다리기 위해 사무실에 잠시 머물러있기로 한 것이다.
"사전에 약속도 잡지 않고 막연히 온 것이니..사온 것도 없는데..하는 수 없군 잠깐 기다리기로 하지."
"네..에? 하지만 언제 오실지도 모르는데."
"괜찮네, 오늘은 시간이 많이 비니까, 가끔은 기다리는 것도 나을 것 같군."
"그렇군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차를 내어드리겠습니다. 무엇으로 드릴까요?"
"...홍차로 부탁하지."
부엌으로 들어간 오도로키를 한편으로 미츠루기는 소파에 앉아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1년 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 8년 전만은 아니더라도 거의 원래의 법률사무소로 돌아간 듯하다. 한참 사무실을 둘러보던 미츠루기는 책상앞의 파일에 눈을 돌렸다. 펼쳐보니 모레의 법정에 대한 사건자료였다. 변호인은 아까 차를 가지러 간 오도로키 호우스케(王泥喜 法介), 상대검사는 가류 쿄우야(牙琉 竜也) 라고 적혀 있었다.
"오도로키군의 모레 법정 자료인가. 분명 가류 검사가 이 사건의 자료를 부탁했었지."
기다리는 겸 미츠루기는 사건파일을 읽어보았다. 한참 읽었을때 즈음 오도로키가 홍차를 미츠루기 앞에 놓았다.
"미츠루기 검사국장님 여기 있습니다. 홍차가 한 종류밖에 없어서..."
"아 괜찮네 나루호도의 사무실에 와서 마신 적 있으니. 그리고 검사국장이란 말은 빼게. 그래서 일부러 꺼내지 않았다만."
"아...네. 미..미츠루기 씨..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상관없네."
미츠루기는 그의 사건파일을 책상위에 두고 홍차를 마시고 오도로키는 쥬스를 가져와 마셨다. 몇번 마시고 난 뒤 오도로키에게 말했다.
"이 홍차 맛이 좋군. 자주 마시는가?"
"에? 아..아니요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마시지는 않습니다만..옛날 다른 법률 사무소에 있을 때 선생님께서 홍차를 좋아하셔셔.."
오도로키가 끝말을 흐린다. 아 그 변호사인가. 문득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 미츠루기는 화제를 다른 걸로 바꾸었다.
"요즘 나루호도를 보지 못해서 그런데, 어떤가 그는?"
"으음...확실히 변호사로 복귀하시고 좀 바빠지시기는 했지만..오늘은 일이 없으신데 말이죠."
"므으..그런가..뭐 그래도 사무실은 예전보다 깨끗해지고 생기도 되찾은 것 같으니까 말이다. 혹시 자네가 청소하는건가?"
"하하.많이 부려먹으시니.."
"나루호도는 자네의 부지런함과 꼼꼼함을 배워야 할것 같군."
미츠루기는 오도로키 앞에 놓인 사건파일을 흔들며 말했다. 긴장이 풀린 오도로키는 그의 말에 크게 동요하고 그렇게 몇분동안 서로의 어색함은 잊은채 실컷 나루호도의 단점에 대해 지적해 댔다.
한편, 나루호도가 재채기를 거듭해서 한건 도중의 일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잡담을 나누고 미츠루기는 모레 있을 법정에 대해서 진지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잠시 읽어 보았다만, 자네 모레 법정이로군?"
"아..네. 그래서 읽고 있었다만..아직 결정적인 증거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걱정이네요. 항상 간당간당한데.."
오도로키는 얼굴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입장의 불만을 호소했다. 미츠루기는 담담히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그럼..잠깐 내 사무실로 오지 않겠나? 비록 극과 극의 사이지만 조언이나 부족한 자료는 제공하도록 하지."
오도로키는 그의 말에 실로 깜짝 놀랐다. 변호사도 아닌 검사..아니 검찰국장이 이번 사건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니 놀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츠루기의 사무실에는 처음 가보는 거라 내심 긴장이 되기도 했다. 우연히 만난 일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은 오도로키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 사건자료를 포함해서 가방에 챙긴 뒤 미츠루기를 따라 나섰다. 물론 메모와 우체통에 열쇠를 넣는 것을 잊지 앟고서.
건물 밖으로 나와서 가까운 주차장으로 가니 악취미의(?) 빨간 스포츠카가 주차보다는 전시되어있었다. 오도로키야 붉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새빨간 차는 거의 보지 못했기에 타지고 않고 미츠루기의 차를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오도로키가 가만히 감상에만 빠져 있자 미츠루기는 그의 앞의 조수석을 열어 주며 타라고 손짓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오도로키가 사과를 표하며 조심스럽게 조수석에 앉았다.
뒤이어 운전석에 탑승한 미츠루기는 시동을 걸어 그의 사무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차안은 그야말로 고요했다. 아직은 어색함을 뿌리치지 못한 채라, 어쩌다 한마디씩 주고받고 하다가 도중에 끊겨버린다. 이 심각한 어색함을 견딜 수 없던 오도로키가 미츠루기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보다는 더 길게.
"모레 있을 법정자료에 뭐랄까..좀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어서 나루호도씨에게 말하려니..이렇게 사라지셨네요.."
"그 대신에 내가 도와주려고 이렇게 같이 있는거 아닌가."
"아..죄송합니다."
"나에게 미안해야 할 필요는 없네. 그저 자네가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거지."
미츠루기는 오도로키가 말하고 있는 것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그의 미안함은 또다른 것에 있는 것 같았다. 아마 검사가 변호사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 느껴지는 감정인 걸까. 그렇다 검사와 변호사는 유죄와 무죄의 천차만별의 입장을 가진 자들이다. 다른 입장을 가진 자들끼리 의견이나 조언을 구하는 그 행동에 오도로키는 의아해함을 느낀 것일지라. 그렇게 몇분 후, 그 둘은 검찰청의 검사국장실에 도착했다. 처음 사무실을 본 오도로키는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깨끗히 책장에 꽃힌 빽빽한 사건자료부터 시작해서 가지런히 놓인 책상과 뒤에 전시된 상들과 도심이 훤히 보이는 커다란 창은 실로 그의 지위를 나타내고 있었다.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 미츠루기가 가져온 사간파일을 같이 훑어보기 시작했다.
"자네가 말했던 부자연스럽다는 부분은 이 부검기록을 말하는 건가?"
"아! 네 사망추적시간의 범위가 너무 넓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2~3시간동안의 긴 대화가 끝나고 오도로키는 한껏 두둑한 자료가 든 가방을 가지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의 얼굴에는 환호와 기쁨이 서려 있었다. 미츠루기와의 말에는 확실한 주장과 근거가 담겨있었고 세세한 하나하나까지 검토해 주었기 때문이라. 오도로키는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렇게 많은 자료를 얻을 줄 몰랐는데요. 정말 감사합니다. 시간도 늦었고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미츠루기씨."
"아니 한번 더 검토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나야말로 새로운 사실이 나와서 놀랍군. 그리고 내가 데려왔으니 다시 데려다주겠네. 따라오게"
괜사리 미츠루기의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것 같아 미안해하는 오도로키의 손목을 잡아끌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차를 타고 나루호도 법률사무소 앞에 도착하고 차에 내려서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 안 내리셔도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나루호도씨 뵙지 않아도 괜찮으신가요?"
"시간도 늦었고 그도 힘들텐데 나중에 정식으로 약속을 잡고 오려고 한다. 아..나하고 만난건 비밀로 부쳐줬으면 한다."
"에...ㄴ..네 알겠습니다. 그럼 약속하신대로 모레에 뵙겠습니다."
"그..그렇군 잘 가게."
오도로키가 뒤돌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때 미츠루기의 한마디가 그의 귀에 바람처럼 스쳐갔다. 미츠루기가 말할것 같지 않은 그러한 말이.
"꼭 승소하길 바라네."
"네? 뭐..뭐라고 하셨나요?"
"아..아무것도 아니네. 난 이만."
미츠루기의 그 한마디는 그의 귀에 들어가질 않도록 말했을지도 모르나 오도로키는 희미하게 들었다. 진심의 감정이 담긴 그 한마디를.
'꼭 승소하길 바라네.'
"감사드립니다. 미츠루기씨."
그러고는 건물로 들어가 나루호도의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나루호도와 미누키가 반겨주고 있었다. 약간의 불만이 담긴 표정과 함께.
"오도로키씨 이때까지 어디갔다 오신거예요? 미누키, 집에 돌아와 보니 불은 꺼져있고, 들어가보니 파파도 없고 얼마나 심심했는데!"
"나도 들어왔을때 미누키 혼자만 있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지. 어디갔다온거야?"
"아, 미.."
"미?"
오도로키는 아까전 그의 말을 떠올렸다.
'아..나하고 만난건 비밀로 부쳐줬으면 한다.'
"미...미누키가 오기전에 사건자료 조사끝낸다고 해놓고 그만...하하."
"하하로 끝낼게 아니라구요!! 오도로키씨! 저녁 해주세요~"
"아직 드시지 않은 겁니까..나루호도씨.."
"아무래도 괜찮다 군이 해주는 밥은 맛있으니까."
저녁을 먹고 오도로키는 사건자료를 늦은 밤까지 나루호도와 같이 검토한 뒤 집에 돌아가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위로 올라갔다. 자려고 하는데 자꾸만 몇시간 전에 만났던 미츠루기가 떠올랐다. 그와 모레면, 법정이 끝나고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그에 대해 느껴지는 이 감정이 새로웠다.
그렇게 한참을 침대에서 설치던 오도로키는 모레에 만날 날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미츠루기도 그날 밤잠 설친건 함정^^
제가 쓴것 치고는 길었습니다.흐어어어어ㅠㅠ 미츠오도!! 옛날부터 연성해왔는데 쓰기싫다고 미루다가!!! 드디어 썼습니다!! 최애x최애 조합은 좋은 거예요!!
언젠가 제 소설에 서로 이름으로 부르는 그런 날이 올까요..레이지씨라든지!! 호우스케군이라든지!!! 사람들 없을때부르다가 대범해진 미츠루기가 대놓고 이름을 불러댄다든지!! 으어어억
위에 쓰인 진한글씨 잘 주시하길 바라며 언젠가 '인연'편을 올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