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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이치고 진앙영술원 썰 소설화 1 본문

BLEACH

[블리치]이치고 진앙영술원 썰 소설화 1

세인티피아 2017. 3. 28. 07:32



─는 조각글 단락처럼. -은 위(─)에 속한 단락







 오늘도 그저 평범한 일상. 나는 더이상 사신이 아니다.









 눈을 뜨자 시야 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 밤동안 신세진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잠듬과 깨어남의 반복, 언제나의..일상, 정말로 평범한 날. 학교로 향하면서 만나는 언제나의 친구들.─그러나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새삼 내 생활이 이렇게나 고요하고 따분했을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수업을 들으며 창문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시선의 끝에, 또다른 나의 시선이 살짝 비쳤다. 내 모습도 그때 이후로 달라진 게 없다. 다만, 몸 속의 중요한 무언가가 사라졌을 뿐.


 현세가 아닌 곳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도,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아이젠을 쓰러뜨리기 위해 한치의 망설임 없이 최후의 그 '힘'을 사용했다. 그 결과가 나를 어떤 미래로 이끌지 알고 있었음에도. 천쇄참월의 고독한 뒷모습이 사라져 갈 때부터, 이미 그들과 함께할 수 없을 거라고, 알고 있었다.


 무섭고 두려웠던건 사실이다. 짧은시간이었지만, 그만큼 서로간에 많은 스침과 뗄려야  뗄 수 없는 '정'이라는 감정마저 생겼기에, 한순간에 사라져버러릴 인연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순간이었지만, 그들의 미래와, 그들와 만나면서 형성된 관계를 저울질했다. 당연한 결론이 나올 걸 알면서도. '나' 라는 존재 하나쯤이야 끊어져도 순식간에 메워질 터, 반대로 '나' 한명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이 꺼져버리는 걸 지켜볼 수는 없었던 것이였다.









 "그래서 내가......"




 학교옥상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한창 담소를 나누는 점심시간, 잔잔하면서도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즈음, 단 하나의 무언가의 등장으로 모든게 바뀌었다. 이시다의 눈빛이 미세하게 가늘어진 이후, 이어서 그곳의 모두가 그 이질적인 존재를 알아챈다. 단 한명만 빼고.


 '미안'이라는 말을 내뱉고는 옥상에서 3명이 서둘러 나가는 것을 끝으로 모든 소리가 가라앉았다. 평소같으면 단순한 볼일 갔다오듯이 배웅했을 그들이지만, 어째서인지 그럴 수 없었다. 사라진 그들의 잔재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그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부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는 걸까.




-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왜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쳐다보긴 뭘 쳐다봐! 그녀석들이 나갈때까지 주─욱, 이치고 너가 멍하개 쳐다보길래 잠깐 본 거라고!! 절대로 이상한 생각하며 본 건 아..아니야!"

 "....그랬냐. 미안하다."

 "아니.....미안해할 거 까지야.."




 이 눈치없는 멍청한 놈아! 타츠키가 케이고의 정수리에  주먹을 꽃아 넣었다. 퉁퉁 부어오른 머리를 어루만지며 그제야 자신이 잘못함을 깨닫고는 죄책감 어린 눈으로 이치고를 바라보았다. 한줄기 땀을 흘리며 '하하....'거리던 이치고는 자신의 짐을 무리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어? 이치고 가는 거야?"

 "아버지가 단축수업하는 날 인거는 어떻게 알았는지, 하도 마치자마자 튀어오라고 달하길래. 그래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으니까, 걔들한테 얘기좀 잘해줘. 그리고 케이고 좀 잘 달래봐, 미즈이로."

 "그래 그래. 아사노 씨, 정신 차리세요. 이치고 간다잖아."




 이치고오오오오!! 뒷편에서 케이고의 외침─이라기보다는 한 짐승의 울부짖음 같았다─이 들려오고 '피식' 웃은 이치고가 문 너머의 계단으로 사라지고 난 뒤에도, 옥상에 남겨진 셋은 마치 이치고가 뛰쳐나갔던 그들을 바라봤던 것 처럼 똑같이, 바라볼 뿐이었다. 다만 그 눈빛에 내포된 걱정어린 감정들이 무엇보다도 컸을 뿐.





 유독 그의 「진짜」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른아침부터 등교한 교실에는 왠일로 너가 있었다. 좋은아침! 오늘하루도 즐거워지길.


 좋은 아침. 너가 웃었다.


 다들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끌벅적한 교실에는 친구들의 읏음으로 가득했다. 학창시절에는 입만 열어도 웃는 시절이라더니. 그러고 나서 시선을 돌리니 또 너가 보였다. 꽤나 많은 친구들이 그 주변에 있었다. 헤실헤실 웃어대는 주황머리의 여학생, 상당히 체격이 큰 남학생─학생라고 하기도 뭐할 정도다. 그리고 위쪽의 상위권에게 꽤나 알려져 있는 그. 외에도 수도없이 장난을 쳐대는 남학생과 그를 저지하는 또다른 둘까지. 앞의 세명은 수업도중 자주 뛰쳐나가기로 유명한데, 잘도 그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도 한 때 거기에 끼어 있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 그들과 함께 나가지 않았던 걸까. 너의 미소가 점점 색 바래듯이 옅어진 것도 이때쯤이려나 하고 생각했다.


-


 아직 점심시간이 끝나지 않은 터라, 집으로 향하는 길은 지나가는 사람도 없이 조용했다. 간혹, 이치고처럼 일찍 나와 거리를 활보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평소때보다는 확실히 거리가 텅 빈 것 같았다.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길을 걸어가다가 어떤 생각이 번뜩 하고 떠오른 이치고는 가던 집방향에서 다른 길로 꺾어들어갔다. 도착한 곳은, 한창 사신대행의 일을 하고 다닐 때 집마냥 자주 들락날락했던 곳이었다. 조심스럽게 대문을 열자, 오랜만에 눈에 비치는 흙마당과 조금은 낡아 보이는 구멍가게. 마루에 앉아있던 텟사이─너무 반듯한 자세로 앉아서 자고있었다.─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서 고개를 들었다. 이치고를 알아보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누군가를 불렀다.


 잠시 뒤, 밖으로 우라하라가 뚜벅뚜벅 걸어나와 이치고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군요 쿠로사키님, '그것'을 받을때만 오시니까 섭섭하지 않습니까, 자꾸 그러시면 받으러 오는 날짜를 줄일수도 있습니다요. 섭섭한 표정의 그에게서 한껏 투정부리는 어투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물론 이치고의 사정을 아는 그로써, 정말로 줄이지는 않을 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찾아가지 않은 건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치고가 말없이 난처해하는 기색을 우라하라가 눈치채고는 오랜만에 만났으니 기왕이면 이야기나 나누자며 안으로 그를 인도했다.




 "이야, 오랜만에 쿠로사키님께서 오시니 저도 줄 날짜를 깜빡 잊고 있었지 뭡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텟사이가 약을 가지고 올 테니, 그동안 가벼운 담소라도 나누죠. 몸은 좀 어떠십니까?"

 "아아, 먹는 동안에는 별 문제 없었어. 매일 먹어아 하니까 불편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어쩔 수 없잖습니까, '그 때' 이후로 빠른 속도로 영력이 줄어드는 건 평범한 인간의 몸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몸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겠죠."

 "뭐, 어쩔 수 없나."




 아이젠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비기인 '최후의 월아천충'을 쓰고 난뒤, 이치고의 영력은 급속도로 소멸해 갔다. 그 영향 때문인지, 몸은 그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점차 무너져 갔다. 영력이 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망가지는게 인간의 몸이였다. 하지만 완전히 평범한 인간은 아니였기에, 영력이 완전히 사라져 눈앞의 루키아를 보지 못하게 된  직후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한달 쯤 지나가 그 증상은 조용하고도 갑자기 그의 몸을 덮쳐왔다. 무월을 사용하고 처음 영력이 빠져나갔을 때의 크나큰 고통이 다시한번 전신을 훝고 지나갔다. 너무나 큰 아픔때문인지 소리마저 지르지 못한 채 차가운 방바닥에서 몸부림쳤던 그때, 만약 이치고의 상태를 살피러 간 잇신이 아니였다면, 그는 기나긴 고문 속에서 죽어갔을 것이였다. 말없이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던 이치고를, 잇신이 있는힘을 다해 순보로 우라하라를 찾아가 그에게서 들었던 말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모든 영력을 잃었다는 사실보다, 그 때문에 다른 존재들을 더 이상 도울 수 없다는 현실에 더 가슴아파할 그였는데, 지금은 영력이 없어 버틸 수 없는 몸에서 이제야 부작용이 나타난다니, 그 때문에 폐를 끼치게 될 주변인들을 먼저 생각할 게 불보듯 뻔했다. 단지 사신의 힘을 타고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짊어질 것이 많았다. 잇신은 자신의 아들에게 이런 운명을 물려준 자신을 괜히 탓했다. 더욱 슬픈 건, 자신은 아무것도 나아지게 할 수 없으며, 그저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죄책감이었다. 다행이, 그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을 우라하라가 만들어냈고, 이치고는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완치는 할 수 없었기에,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가야 할 위태로운 존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아픔은 사라졌지만, 그것은 이치고가 남들에게 가장 숨기고 싶은 비밀 중 하나가 되었다. 한번은, 학교에서 먹는 것을 본 친구들이 뭐냐고 물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함을 느꼈었다. 단순한 두통약이라고 얼버무리긴 했지만, 뒤에서 의미심장하게 쳐다보던 이시다의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


 우라하라는 그때의 기억을 되짚으며 입안이 씁쓸함을 느꼈다. 아들을 지켜낼 수 없다는 죄책감으로 가득한 잇신의 무너질듯한 표정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평생을 약으로 지탱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지은 미소도 결코 머릿속에서 사라질 줄을 몰랐다.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간절히 하라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시한번 그에게 걸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가 진정으로 행복해하는 길은─




 "쿠로사키님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에? 그게 무슨 말.."

 "지금 이 '현실' 이 행복하냐고 묻고 있습니다. 쿠로사키님."

 ".....여전히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고, 가족들하고도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행복하지...않을까."

 "그럼...제가 다시한번 걸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쿠로사키 이치고, 이치고(一護). '평생 한 사람을 지켜라'. 비록 지금에서야 그 의미가 현세를 넘어 소울 소사이어티, 웨코문도 등 여러 범주로 확장되었지만, 적어도 그가 살아있는 한, 여전히 지켜야 할 것들은 존재했다. 이 상황까지 오면서 체념에 가깝게 현실을 받아들인 그였지만, 내면속에는 약간이지만 부정하고픈 마음이 약하게 타고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라하라의 말에 한순간 귀를 기울이며 기대하는 자신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행복하지....않을까..에 이중적 의미를 담고 싶었는데...뜻되로 안되는군요....부정형 의문은 긍정의 표현이지만, 그냥 '행복해' 라는 말을 하기보다는 불확실한 말을 함으로써,  내면의 이치고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달까...

결국 필받아서 하나 써버린....그런데 다음편을 못쓰겠다는게 함정.
연성을 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