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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이치고 진앙영술원 썰 소설화 2 본문

BLEACH

[블리치]이치고 진앙영술원 썰 소설화 2

세인티피아 2017. 8. 7. 19:27

블리치 소설 중에서 가장 설정을 만드는데 공을 들였지만 역시 꾸준 히 올리기란 쉽지 않은 거군요....아예 그만두면 편할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뭔가 복잡하군요...좀 짧아지더라도 올리긴 해야 하니까...






"그럼...제가 다시한번 걸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쿠로사키 이치고, 이치고(一護). '평생 한 사람을 지켜라'. 비록 지금에서야 그 의미가 현세를 넘어 소울 소사이어티, 웨코문도 등 여러 범주로 확장되었지만, 적어도 그가 살아있는 한, 여전히 지켜야 할 것들은 존재했다. 이 상황까지 오면서 체념에 가깝게 현실을 받아들인 그였지만, 내면속에는 약간이지만 부정하고픈 마음이 약하게 타고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라하라의 말에 한순간 귀를 기울이며 기대하는 자신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 그럴 자격조차 없는거, 알잖아."


 "그럼 제 말에 솔깃해 한 것도 사실이려나요? 쿠로사키님도 확실히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나 자신은 약하고 폐를 끼치는 존재이며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 란 걸요."


 "그건, 당연히...!!"


 "자격이 없어서입니까? 영력이 사라져버린 것 때문이라구요? 웃기지 마세요, 제 눈에는 버리지도, 가지지도 못할 미련에 허우적대는 불쌍한 존재만이 보일 뿐입니다. 지금의 당신이 그 정령정을 바꾼 '불쌍한 존재'라는 것이 믿겨지십니까? 제 자신도 믿을 수 없겠죠. 

 없던 능력도, 자격도 스스로 만들어 내신 분입니다! 수백, 수천년을 유지해온 규율, 이 모든 것을 바꾸신 것도 쿠로사키 이치고, 당신입니다! 왜 자기 입으로 '자격이 없다'고 쉽게 내뱉으시는 거죠? 그 마음가짐과 태도가 이미 주변인들을 자기도 모르게 몰아붙이고 계시지 않을 거라고 어째서 스스로 자각하시지 못하시는 겁니까?"


 좀처럼 감정을 죽이고 냉정하게 행동해오던 우라하라 키스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이번만은 자신의 감정을 따른 자만이 있을 뿐이었다. 자기자신에게 스스로 족쇄를 채우던 모습이 너무나 눈에 선했다. 그렇기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의 미소를 본 이후부터 이미 '언젠가 일어날 일'을 위해 지금까지 모든 걸 준비해 온 그였다. 그리고 지금, 그를 다시한번 되돌릴 기회였다. 


 "........지..키고 싶었어...항상 그렇지 못하는..나를..원망하며 살았어..영력이 없더라도 모두를...지키려 노력했어.하지만 현실을 자각하고 나니까...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여 버렸어. 아직이라고 소리치는 내 자신을 무시해 버리고서는. 그런데, 우라하라씨가 나를 향해 물어왔을 때. 몇번이나 그렇지 않겠다고 다짐해온 나였는데,무심코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었어."


 "그 말, 정말 믿어도 되겠습니까?"


 기대가 아닌 믿음. 누구보다도 전적으로 신뢰하는 자에게만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마음가짐. 이치고는 눈을 크게 떴다. 그제야 보이는 우라하라의 미소. 따스한 희망이 자신의 손길에 머무는 게 느껴졌다. 작은 희망이라도 놓칠새라, 그 손을 꽈악 쥔다. 주어진 새로운 기회, 절대 잃고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치고가 입을 열려는 찰나, 우라하라의 미소는 온데간데 사라진 채, 차가운 표정만 자리잡고 있었다. 말없이 일어선 그는, 바깥에 시선을 준 채, 그대로 그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다 듣고 계셨으면서 지금 기척을 숨긴다고 되는게 아니랍니다. 나오시죠, 쿠로사키 잇신님."


 "...아들 녀석이 왜 안오나 싶어서 와봤더니. 역시 여기에 와 있었구만. 약만 받고 올 줄 알았는데, 이거이거, 일을 키우는 꼴이 되었군."


 "아버지?"


 우라하라가 수상쩍게 바라보던 곳에서는 이치고의 아버지, 쿠로사키 잇신이 있었다. 마치 우연히 왔다가 둘의 이야기를 들은 어투로 말한 그였지만, 사실 다 알고 온 듯해 보였다.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우라하라와 잇신의 대치가 이어지고 그 정적이 지겨워 질 때쯤 잇신이 한숨을 쉬더니 앉아서 가만히 동태를 살피던 이치고를 바라본 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치고, 이 애비는 우라하라의 의견에 반대한다. 우라하라, 너도 '그 때' 똑똑히 봤을 거야. 나는 같은 일이 반복되길 원하지 않아."


 아들의 참된 미소를 두번다시, 잃고 싶지는 않거든. '그 날' 에 그가 지었던 표정이 지금과 겹쳐 보이듯 느껴지자 우라하라는 눈살을 찌뿌렸다. 이 가족은 어째서 이렇게나 슬픈 삶을 살아가는지. 


 우라하라도, 잇신도, 그 이후에  언젠가는 이치고가 힘을 되찾을 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서로의 의견은 달랐다. 이치고가 그들을 지킬 '힘'을 그 무엇보다 바라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우라하라는 비록 앞으로 많은 시련과 고난이 또다시 따라붙을 지라도 그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길 바랐다. 그렇다고 잇신은 그런 마음이 없었겠는가. 한 사람의 아버지로써 누가 아들의 행복을 바라지 않을까. 단지 그는 사신의로서의 무거운 운명을 다시한번 짊어지게 하는것이 너무나 미안할 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우라하라처럼 해주고 싶었을 것인데도.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그의 미소가 두려웠으리라.


 이치고는 이 분위기가 스스로 느끼기에도 매우 불편했고 또한 불안했다. 자신의 이 처지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의 아버지가 두려워하는것도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다. 


  이 선택은 또다시 나를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고통을 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족들에게 아픔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이 기회, 이대로 손놓아 버릴수는 없다. 바꾸기 위해 언제부터일지 모르는, 이 엇갈림을 바로잡기 위해서.


 "아버지. 부디 허락해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나는 반대라고 말했잖나."


 "...선택했어. 나는 스스로 지키는 길을 선택한 거야. 나는 힘을 원했어. 언제나, 줄곧, 많은 녀석들을 지켜줄 수 있는 힘을 원했어. 힘을 잃고 나서야 그 사실이 떠올랐지만, 겉으로는 부정하고 있었던 거야. 우라하라씨의 말을 듣고 인정해버렸어. 내 마음속 한구석에는 힘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내가 우라하라씨에게 했던 말, 듣고 있었잖아? 그건 진짜 내 '진심' 이야. 그러니까, 포기할 순 없어.


 지금의 나라면 아무것도 지킬수 없잖아. 내 이름이 울겠어, 아버지."


 "이치고.....네녀석!"


 이치고의 진심어린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잇신은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돌발적인 행동에 질끈 눈을 감았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따스한 느낌에 자신을 맞기며 서서히 눈을 떴다. 자신을 꽈악 안은 잇신의 품이 제법 따뜻했다. 질책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치고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빌어주는 아버지가 있었다. 주저하며 막아세운 응어리가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느낌에, 이치고는 자신의 눈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슬픔이 아닌 기쁨에, 불안함이 아닌 안도감에 흘릴 수 있는 미소가 되기를.


 "흐윽..고마워, 아버지."


 "'내 이름이 울겠어, 아버지.' 라고 말한게 몇분 전인데, 벌써부터 우는 거냐...쓸데없는 애교만 늘었구만."


  우라하라는 그 모습을 담담히 지켜보았다.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기쁨에 절어 미소를 짓는 이치고를 보고 더없는 행복을 느꼈다. 남의 행복에 자신의 마음이 크게 요동쳐 본게 얼마 만일까. 이 순간만은 이치고의 웃음이 자신의 전부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잇신은 우라하라에게 당부의 말과 함께 집으로 혼자 돌아갔다. 이치고가 힘을 되찾기 위한 수련에 들어갈 것이 분명했기에, 그는 집에 기다리고 있을 딸들에게 어떤 이유를 늘어놓아야 하는지 변명거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