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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리/야마모토 타케시중심]너에 대한 고찰-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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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리/야마모토 타케시중심]너에 대한 고찰-1

세인티피아 2017. 8. 12. 21:18




1.

 나미모리중의 아침은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어제 못다한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는 아이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해 그 할당량을 채우기위해 잠을 청하는 아이들. 각자의 목적은 달랐지만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일상들.



2.

 "이거 꿈일까?


...아니."


 눈앞에 펼쳐진 것들을 한낮 '꿈' 이라고 치부하는 내가 여기 있었다. 꿈일까 현실일까, 현실일까 꿈일까. 어느 한 쪽이 완전히 흐려져 사라질 때까지, 이 혼돈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헤메고 있을 것이였다.


 사실은 받아들이기도 지쳤어.



3.

내용이 좀 길어서 음슴체로. 그런데도 좀 긴 것 같은데.


(연성한 첫문장 : 체육대회만큼, 아니 그 이상의 고조된 분위기는 경기를 뛰는 선수만큼이나 지켜보는 학생들의 열정도 뒤지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미모리중 야구부가 친선관계를 맺고있는 다른 현의 중학교하고 야구시합을 하는데 아무래도 나름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고 나미모리중 야구부가 유명하기도 하니까 진짜 학생들 텐션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고 예상대로─우리 얌못덕에─나미중이 점수가 앞서나가고 있었음. 그런데 문제는 야마모토가 현재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아까전부터 몸상태가 별로인거지. 막 없던 식은땀이 나고 더위먹은 것처럼 현기증도 나고.─왠지 모르게 옆구리마저 쑤셨다고. 하지만 중요한 경기이기도 하고 또 나미중야구부가 열심히 연습했다는 걸 아니까 차마 그 기대를 깰 수 없는거. 다행인 건 이 경기가 곧 끝나기 때문에 아마모토는 답지 않게 빨리 하고 쉬어야지 하는 마음뿐이었음. 자신의 차례가 오자(타자니까) 살짝 비틀거리긴 했지만(알아채는 이는 없었다. 수호자들 빼고) 일단은 날라오는 공을 쳤음. 그런데 야마모토가 안타를 친 거. 야마모토는 워낙 잘하니까 학생들은 당연히 야마모토가 말루 홈런을 쳐줄 거라는 기대를 많이 했겠지. 야구부 애들도 살짝 의아해 했지만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버림. 모두가 쉬이 넘어갔지만 야마모토는 좀 심각했음. 타자가 공을 칠 때의 동작을 보면 허리가 비틀어지는데 공을 쳐낸 순간 얌못은 쿡쿡 쑤시던 옆구리에 강한 통증을 느낀거임. 야마모토는 이제서야 자신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낌. 일단 야마모토가 2루에 있으니까, 다음 타자가 치면 뛰어야 겠고, 상태는 심각해져가고 큰일이었던거. 당연히 얌못은 묵묵히 참겠지. 그리고 사건이 터졌음. 야마모토 다음 타자가 마지막인데, 홈런을 쳐버려서(좋아해야 하는데...문제는) 야마모토를 비롯한 모두가 홈으로 뛰기 시작했음. 야마모토도 덩달아 뛰는데, 현기증이 다시 머리를 관통하고 시야마저 흐릿해짐.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듯이 학생들의 함성소리가 어긋나기 시작함. 야마모토는 자신이 이제 앞 뒤 구분마저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음. 얌못이 눈에띄게 속도도 줄어들고 비틀거리니까 가장 먼저 눈치를 챈건 경기를 구경하던 수호자들이었고, 다음이 주변에 있던 야구부 애들이었음. 결국 얌못은 중간에 쓰러져버림. 처음에는 사회자도 그냥 넘어진 걸로 알고 그렇게 넘어가는식이었는데 다음의 야마모토의 행동을 보고 경악하기 시작.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팔을 땅에 대고 지지대 삼아 진짜 없는 힘 쥐어짜내며 일어나려는 모습 때문이었음. 그렇게 반쯤 일어서다가 다시 쓰러지고. 이제 관중석의 모두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됨. 주변에서는 '타케시 몸 상태가 이상한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어이 구급차 불러!', '야마모토 등쪽에..저거 피 아니야?' 등등 아수라장이 되었음.  가장먼저 온 사람들은 당연히 수호자들.(담장꺼져! 관중들 꺼져! 이런식) 가쁜 숨을 내쉬는 야마모토를 츠나가 정면으로 돌아눕히는데 자신의 손에 묻은 끈적한 무언가를 보게 되는거. 옷 옆구리부분이 피로 한가득 얼룩져 등까지 펴져 있었기 때문임. 그제야 그들은 야마모토가 일주일 전에 있었던, 수호자로써의 싸움에서 옆구리에 깊은 중상을 입었다는 걸 생각해내겠지. 아마 무리한 연습과 오늘의 경기로 옆구리의 상처가 터진 거라고, 수호자들이 순간 숙연해짐. 그렇게 그들을 제외한 모두가 경악하고 있을때, 야마모토는 그대로 구급차를 타고 히바리의 관리하에 있는 나미모리병원으로 옮겨짐. 얌못은 당연히 바로 수술행이고....상처가 덧났기 때문에 수술시간도 상당히 길어짐. 긴 시간이 지나고 무사히 수술이 끝났음. 당연히 야마모토는 바로 입원행. 수호자들은 걱정 반 안도 반 하면서 열심히 간호. 몸 상태가 조금 회복되자 야마모토는 의식을 차리고. 츠나네들은 기쁜 와중에도 그를 가장 걱정하는 사람은 바로 타케시의 아버지였기 때문에 자리를 비켜줌. 아마모토는 나지막히 아버지를 부르고. 아버지는 야마모토보고 막 도데체 무슨 짓을 해오길래 매번 이 모양이냐고 울먹거리심. 다쳐도 내색 안하는 얌못이라, 처음에는 몰랐다가 우연히 상처로 얼룩진 몸을 보게 되면서 알게 되어버린 것. 문 밖에서 지켜보던 츠나와 수호자들은 죄책감이 한가득 피어오르고. 그렇게 모두가 슬퍼지는 썰을 보고 싶다.(사실을 얌못을 한가득 굴리려는 작가의 소행)



4.

 수면위로 올라온 정신이 소독약 냄새를 맡고는 완전히 기어올라왔다. 분명 차가운 흙바닥을 마지막으로 정신이 까마득해졌는데, 눈을 뜨니 베이지색 천장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나마모리병원 마크가 새겨진 이불과 환자복이 눈에 띄었다. 아, 여기 병원이구나. 



 5.

야마모토와 그리고 츠나요시


 분명 금방이라도 쓰러질 상태의 몸으로 야구시합에 달려들었다가 결국은 이 꼴이 난 거였지. 나 정말 한심하네. 그는 의식을 잃기 전 자신의 손을 뼈마디가 시릴 정도로 꽈악 붙잡은 츠나를 보았다. 절망과 죄책감으로 얼룩진 눈이 다시금 떠올라 열려던 입을 다물었다. 너 때문이 아닌데, 나의 부주의였을 뿐이였는데, 너를 비롯해 모두가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6.

 한쪽 다리에 실린 무게의 원인은 다름아닌 아까전부터 줄곧 생각해오던 츠나요시였다. 침대 끄트머리에 엎드려 자는 모습에 괜사리 미안함을 느꼈다. 분명 그 때의 그 눈을 간직한 채로 자신을 간호했을 테지. 수호자들을 이끄는 하늘. 한낱 마피아 놀이로만 치부하는 그와는 분명 다른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었을 거다. 


 타케시는 자기의 다리를 배고 엎드려있는 츠나요시가 깨지 않게 살살 발을 빼내고는 침대머리에 기대 앉았다. 자신을 압박하는 공기의 흐름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에 크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좀 낫네. 답답한 머릿속이 다시금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문득 아직도 곤히 자고있는 츠나요시를 보았다. 다리를 빼는 바람에 팔에 얼굴을 묻어버린 모양새가 되어버려 좀 더 자기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틈 사이로 튀어나온 볼살만 보지 않았다면. 타케시의 시선이 마치 찐빵같은 볼에 꽂혔다. 그리고는 만지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나 아직 제정신이 아닌걸까. 타케시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결국 충동을 이기지 못한 그가 손가락을 뻗어 그의 뺨을 살살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살결이 타케시의 손 끝을 스쳐갔다. 나이에 맞지않은, 무척이나 보들보들한 느낌에 아까전까지만 해도 우울했던 게 그나마 가시는 기분이었다. 자는 사람에게 이런 장난을 치는 건 미안하다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그가 한 행동에는 후회가 없는 듯했다.


 자꾸만 볼을 간지럽히는 손길이 신경쓰였는지 츠나요시가 으음, 하고 신음을 내며 서서히 눈을 떴다. 그러다가 문득 침대머리에 등을 대고 앉아있는 타케시하고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볼을 쿡쿡 찌르고 있는 것도. 하던 행위를 멈춘 타케시와 츠나요시가 한동안 멍하니 서로를 응시하다 사태를 파악한 츠나요시가 벌떡 일어났다. 아까전 일은 티를 내지 않으려 애를 쓴 듯 했지만 붉어진 얼굴은 숨길 수 가 없었다. 다시 자리에 앉은 츠나요시는 타케시의 손을 꼭 잡으며 몸은 괜찮냐고 물어왔다. 그는 입을 열어 당연히 해야 할 그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다시한번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자 도저히 그 말을 입밖으로 꺼낼수가 없었다. 마음이 괜찮지 않은 탓일까?


 "야마모토?"

 "....."


 츠나가 이 감정을 눈치채선 안 되었다. 숨기자. 그가 알 수 없게, 더 이상 걱정하지 않게 오로지 나만 알도록 숨기는 거다. 자기가 한번 더 다치는 수가 있더라도 그의 절망어린 눈동자를 보는게 더 싫었다. 멍하니 있던 타케시를 다시한번 깨운 건 츠나의 거듭되는 '괜찮아?' 였다. 아니 난 안 괜찮아.


 "난 괜찮아.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츠나."

 "정말...정말이지?"

 "그럼."


 그럼 의사선생님 불러올게! 츠나요시가 서둘러 병실을 빠져나갔다. 나가는 문 틈 사이로 미소가 번지는 것을, 누가 보지 못할까. 타케시는 그런 그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그리고 가라앉았다. 



7.

(전화)


친구 : 야, 타케시 수업 시작한다고. 빨리 와!

타케시 : 아하하하...그게 말이지...히바리가 내 팔을...배고 자는 바람에 움직일 수가 없달까.

...빼면 물어죽이겠데(소곤)

친구 :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