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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리/야마모토 타케시중심]너에 대한 고찰-2 본문
8.
바깥은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칠흑으로 얼룩져 있었다. 밤하늘에 군림하며 땅을 비추는 달빛마저도 그 어둠에 뭍힌 채, 시간이 흘러갈 뿐이었다. 숲 속 어딘가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띄는 집 안에는, 모두가 잠들었는지 모든 불이 꺼져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단 한곳만이 희미하게나마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 방 안에는 츠나요시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책 쪽수가 이미 반을 넘어간 것으로 봐서 꽤나 시간이 흐른듯 보였다. 고요한 적막감 가운데, 그의 방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둠속에서 울려퍼지는 소리는 대기를 타고 그가 있는 방 안까지 침범해왔다. 수상하기 짝이없는 이 상황에서, 문을 연 사람은 불안과는 다르게 익숙한 얼굴을 띄고 있었다. 깜짝 놀랬잖아.
"츠나, 들어가도 될까?"
"야마모토, 안자고 뭐해?"
"하하, 잠이 영 안와서 말이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냐?"
뭐..그렇네. 츠나요시가 살짝 미소지었다. 헤에, 츠나 이때까지 책 읽고 있었던 거야? 어느새 타케시는 츠나요시의 이불 속으로 들어와 그가 읽는 책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렇게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츠나요시가 읽는 책을 타케시는 묵묵히 같이 읽을 뿐이었다.
9.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츠나요시가 읽고있던 책을 탁 덮었다. 꽤나 집중해서 읽고 있었던 탓인지, 그가 바라보는 타케시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아, 갑자기 닫아서 미안."
"....나도 모르게 빠지고 말았네."
책 제목이 뭐야? 타케시가 나지막히 물어왔다. 츠나요시가 제목이 보이도록 책을 뒤집어 그에게 내밀었다. 얼덜결에 받은 책은 꽤나 두꺼웠다. '고요의 멜로디'. 꽤나 모순적인 책 제목에 타케시는 한참동안 제목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뭔가 내 마음속을 대변한 느낌이네. 다만 '멜로디' 라는 단어가 나에게 대입하기에는 상당히 귀엽다는 것일까.
10.
모순적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마음을 대변한다니 웃기지 않은가. 마치 '내 마음속은 모순투성이야' 라고 선언하는 듯했다. 츠나요시는 그가 무의식적으로 내뱉었을지도 모르는 작은 속삭임을 차마 지나칠 수 없었다. 왜 우리들은 늦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걸까. 오늘따라 이 심란한 마음은 뭘까. 그건 여기있는 모두가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아픈 기억인 탓이였다. 그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입밖으로 내어서는 안된다. 스스로 비수를 꽂는 말을, 대신 맞아 줄 수가 없었다. 날카로운 칼날을 삼키고, 또 삼켜서 넘쳐버릴 때까지.
11.
"츠나."
고요한 적막을 깨고 들려온 목소리는 못지않게 조용하고, 차분했다. 하지만 칼날을 뱉어내는 것만큼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도 없다. 이미 그럴만한 목소리도 잃어버린 거겠지.
"츠나."
"...."
타케시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목을 잔뜩 긁고 베어서라도 내뱉고 싶은 말이 왜 지금에 와서 열리지 않는 것일까. 시선의 앞에는, 걱정어린 눈을 한 그가 보였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먼저 말해주길 원하는 그 눈빛이. 아아, 그랬다. 자신은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그렇게나 찔러대더라도 묵묵히 받아줄 그의 마음에 날 상처가 두려웠던 것이였다. 사실은 그 대상이 내가 아니고?
"야마모토."
"응."
"야마모토."
"...어."
타케시를 바라보는 츠나요시의 눈은, 모든 걸 꿰뚫어보고 있었다. 너라면 되겠지. 내가 수도없이 꿰뚫리더라도, 그로인해 쉴새없이 피가 흘러내리더라도, 너라면.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12.
"츠나."
"응. 나 여기 있어."
"....츠나, 나...
사람을 죽였어. 다시한번 만들어내는 그의 웃음은 너무나도 무너질 듯만 같아서, 그를 제 품안으로 끌어들인 츠나요시는 아무말 없이 허리를 감싸안은 손에 더욱 힘을 즐 뿐이었다. 제 스스로 짊어지고 있던 업보가 '죄' 라는 것으로 변모해갔을 대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리고 누구의 손길도 받지않고 견뎌내야 했던 그의 고통은 얼마나 아팠을까. 지금 여기서 츠나요시가 그에게 할 수 있는 것은 한마디의 격려도, 사죄도 아니였다. 그가 진정으로 지칠 수 있도록, 제 모든 감정을 토해낼 수 있도록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였다.
"아무 감정도 들지 않더라. 살점이 베이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는데도, 내 뺨에 무언가 질척한 게 묻어도, 결국 내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았어."
"이제 그만해, 야마모토."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잡은 검의 최후는 '내'가 스스로 정하는 거겠지?"
제발.
13.
쓰려는 취지는 좋았는데 나름 야마모토의 감정선이 어딘가 이상해진 그런 글.
배경은 링 쟁탈전 이후, 본격적으로 '봉고레' 의 이름을 짊어지고 가는 수호자들에게 언젠가는 앞날을 가로막는 자들을 처리해야하는 상황이 온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 그 중 유독 야마모토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감당하지 못하는게 보고싶었다. 츠나는 그래도 프리모의 후손이라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야마모토는 솔직히 그런것도 없이, 자신의 평범한 삶을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그렇게까지 얽매이고 있지는 않은 느낌이라서.
츠나는 그다지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 쓰다 보니 대사가 늘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데도, 무언가가 잘 지탱이 안 된 느낌. 언젠가 다시 리메이크하는 그때를 위해서, 야마모토의 '죄' 는 여기에 남겨두는걸로.
14.
뭔가 극도로 긴장하거나 두려움 같은 감정이 밀려올 때, 자기도 모르게 하는 버릇같은 거 있으면 좋겠다. 살짝 감싸쥔 손을 입에 가까이 가져간 뒤에 입술에 닿인 검지를 이로 물어뜯는, 약간은 자학적인 그런 버릇.
15.
와드득─
"야, 타케시. 너 뭐하는 거야!"
반 친구 중 한명이 그에게 소리친 것을 시점으로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갑자기 자신에게로 몰리는 수많은 시선들에 무언의 압박을 느낀 그는 무심코 한발짝 뒤로 주춤하고 말았다. 뭐야, 왜 그래? 언제나처럼 하하핫, 하고 웃어넘기려던 그 입은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이 자신이 아니였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대로 닫히고 말았다. 어깨째로 올라와 있는 오른손. 그리고 흘러내리는 붉은 선혈.
─어?
피다. 코끝을 미약하게 찔러오는 쇠비린내는 분명 자신의 손가락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피에게서 나는 것이였다. 도데체 언제? 상처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것은 손등을 넘어서 팔까지 흘러내렸다. 바닥으로 추락하는 방울진 피가 바닥에 투툭─하고 잔잔한 물표면에 불그스름한 물감을 뿌려댄다.
저녀석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것보다 어서 양호실로 데려가! 혼란으로 가득찬 학급 가운데 그는 핏방울들이 바닥을 적시는 광경을 멍하니 응시하기만 할 뿐이었다.
16.
타케시 : 츠나! 괜찮은 거야? 피 많이 나는데...
츠나요시 : 살짝 스친 것 뿐이야. 괜찮아.
타케시 : 미안, 미안해. 내가 막았어야 했는데....(콰득)
츠나요시 : 정말로 나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면,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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