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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이치고]모든 시작은 누구의 짓? [7] 본문

BLEACH/[이치고]모든 시작은 누구의 짓?

[블리치/이치고]모든 시작은 누구의 짓? [7]

세인티피아 2020. 3. 1. 03:36

_오타나 어색한 부분은 마음껏 지적해주세요.

_이 카테고리 전 게시물에 게시해놓았습니다 上, 中, 下 에서 숫자로 개편했어요.

_사실 하편으로 가기에는 뭔가 쓸데없이 늘어질 거 같아서입니다.

_아무말 드립이 많습니다.

_글 끝에 후기가 있으니 같이 봐주세요.


 

 





따라오라는 우노하나 씨의 뒤를 따라 정령정의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렌지에게 들어서 대강의 지리는 알고있는 나였지만 지금은 거기에 집중할 때가 아니였다, 라기보단 집중 할 수가 없다는 말이 정확하겠지만. ..귀도라니. 정말 우노하나 씨가 그런 말을 꺼낼 줄이야, 예상도 못했다. 영압이 안정되고 있다라는 말을 꺼낼 때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영압을 컨트롤하는 센스가 0에 수렴하는 나로써는 쉽사리 들어볼 말이 아니기도 하고.

아무튼 쓸데없는 생각을 거듭하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막사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래도 우노하나 씨 부대인 4번대 주변인 것 같은데. 중간중간 스쳐 지나가는 사신들 대부분이 무언가를 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하나타로가 매고 있던거랑 비슷해 보이고. 게다가...하나타로랑 판박인 표정이 저건 누가봐도 '나 4번대예요~' 라고 하는 격이잖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는지. "

" 아, 아뇨. 아닙니다. "



말 잘못했으면 죽었을 거야, 분명. 순간 느껴지는 우노하나 씨의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껴서 그런가. 대강 얼버무리자 다시 사람좋은 미소─사실 저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를 짓고는 어느 방 앞에 섰다. 다 온 건가...? 우노하나 씨가 문으로 보이는 곳에 손을 가져다 대자 저절로 그에 반응에 스르륵 열렸다. 조금은 신기한 광경에 그 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사실 다른 곳과 별다른 차이점은 발견하지 못했기에 금방 흥미는 식어 버렸지만. 따라오라는 말에 방 안으로 발을 딛자, 무언가 이상한 기운이 내 몸을 뒤덮었다. 이 느낌은..뭐지? 조금 답답한 기분도 드는 거 같아 나는 우노하나 씨께 설명이 필요하단 표정을 지어 보였다.



"굳이 그렇게 바라보지 않으셔도 되는데 말이죠."

"아, 네."



왠지 모르게 짜게 식은 눈을 하고 있는듯한 우노하나 씨의 모습에 나까지 짜게 식을 거 같은데. 누군가 옆에서 국이 짜다고 소리칠 것만 같은 짭잘함이다. 쓸데없는 건 넘어가고, 이어지는 우노하나 씨의 설명을 듣기로 했다.



"이 방은 저희 대원들이 쓰는 방입니다. 회도(恢道)의 훈련을 하는 곳이죠. 쿠로사키 씨, 치료의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이유는 많지만 그 중 하나가 균등한 영압을 지속적으로 방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규칙한 영압은 되려 상대에게 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

"게다가...동일한 영압을 방출하는 것 자체가 치료를 하는 입장에서도 편하지 않나요?"

"맞습니다. 술자의 입장에서도 가장 부담이 적게 가니까요."



그 뒤에 들은 부연설명으론 이 방 내부에는 특수한 결계가 쳐져 있다고 한다. 영압의 안정을 도와준다나. 꼭 4번대의 훈련 목적이 아니라도 마음의 수양을 위한 명상(즉, 자신의 내면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훈련도 가능하다는 말이다)같은 용도로도 쓰인다고 한다. 신기한 방이네.

당분간 훈련은 없을 예정이라 그동안 이 방은 어째보면 내 차지가 되었다. 제법 방구석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그냥 여기에 머물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뭐, 거의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서 인적도 드문데다가 잠금장치 같은것도 있으니까 보안의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오늘은 적응차 연습보다는 방 안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보다 지금 생각해보니, 짧은 그 시간동안 참 많은 사건들을 겪은 거 같다. 사실 내가 여자가 된 게 한 몫 했지만. 그보다...



"슬슬 배고파지는데, 어디서 먹어야 하나.."



우노하나 씨도 돌아가셨으니 조금 숨이 트인다. 이참에 식사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대장 집무실 주변으로 가보려니 왠지 란기쿠 씨 같은 분들을 마주칠 거 같아서 엄두가 안 나는걸. 또 그때같은 술판을 경험하고 싶진 않았다. 와 그럼 설마 끼니를 걸러야 하는 건가. 물론 현세─루키아 같은 녀석들 덕분에 이제는 내가 사는 세계임에도 꼭 다른 장소를 말하는 것처럼 말하는게 버릇이 된 거 같은데.─에서도 아침은 허둥지둥 나가느라 거르고, 점심은 도시락을 안 가져올 때 자연스럽게 스킵. 저녁도 물론 피곤해서 자버리거나 뭐, 사실상 예고없이 찾아오는 호로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식사는 자주 거르는 편이란 소리다. 배고프단 말도 그냥 시간이 되서 그렇겠구나, 하고 말한 거지 정말로 배고픈 건 아니였기 때문에 누가 와서 먹어주지 않는 이상은 그럴 마음도 없었다. 좋아 그럼 한 숨 자볼까.

머리를 비우는 방법으로는 자는 것 만큼 좋은 게 없다. 명상은 오히려 지루하기만 하지, 자꾸 생각의 표면위로 둥실둥실 떠오르는 잡생각들이 더 훼방을 놓아대니 말이다. 저쪽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11번대는 무식하게 몸만 날리는 인간, 아니 사신들이 수두룩하다. 어쩌다 끌려가서 대련을 할 때면 꼭 켄파치 2호, 3호...결론은 켄파치 같은 녀석들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다. 아주 뇌가 근육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라니까.



"일단은 준비를 해 볼까."



여기서 몇 날 며칠을 훈련하는 사신이 있었던 모양이었는지 구석의 서랍장 같은 걸 열어보니 이불과 베개 같은 각종 침구류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꽤나 넉넉하게 구비되어 있는 덕분에 혼자인 나는 나름 호화스런 준비를 했다. 루키아 녀석, 벽장 안에서 자는 생활로 바닥에 시트를 여려 겹 까는 습관이 생겼다던데 설마 내가 그걸 하게 될 줄이야. 물론 평소에 잠자던 곳이 아니기도 해서 조금은 어색할거라 생각했는데, 푹신한 침구 덕에 어색함을 호소하기도 전에 편안함이 몸을 감싸는 듯 했다.

계속 누워있다보니 왠지 모르게 밥보다는 지금이 훨씬 더 좋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속은 나중에 채우도록 하고, 방 안에서의 적응도 할 겸 잠시 명상을 할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몸이 이렇게 변해버린 이후로 내면 세계에도 들어가지 않았네, 나. ..그런데 설마 들어갔더니 아저씨랑 화이트 그 녀석도 막 여자가...되어있다던가...? 아냐, 그럴 순 없ㅇ—



"우린 그대로니까 왕이나 신경 쓰시지?"
"ㅎ, 화이트?"



뭐야 언제 내면 세계로 들어왔지? 아무튼 어인이 벙방할 즈음 화이트 녀석 옆에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저씨가 눈에 띄었다. 내기 뭔가 이상해 보이나? 물론, 참월 아저씨는 원래부터 눈빛 하나는 저렇다보니 요즘은 미묘한 변화도 눈치챌 수 있게 되었달까. 그러니까 결론은 평소보다는 좀 더 한 느낌이라는 거다. ..나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너는 기절해서 아마 모를 테지." 잠깐의 침묵이 일다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기절이라면...마유리의 약을 먹은 직후를 말하는 건가? 그렇군, 내가 정신을 잃었다 해도 둘은 무언가를 느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시 다시 내 몸으로 돌아오기 위한 힌트가 될 지도 모르겠군.



"네가 무언가를 삼키고 기절하기 직전, 이 몸에 영압의 흐름이 크게 흔들렸다."

"정확히 어떻게 충격을 준 지는 알 수 없는 거야?"

"칫, 왕도 모르는 걸 우리가 모든 걸 꿰뚫어 볼 리가 없지. 정확한 건 무언가 큰 움직임이 있었고 그것이 서서히 네놈의 몸을 변화시킨 건 확실하다는 거다."

"뭐야, 그럼 결국엔 원점인가..."



약이 영향을 준 건 확실해졌지만 뭐랄까 메커니즘? 아무튼 그게 밝혀지질 않았다. 역시 마유리의 해독약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총대장 할아범이 직접 명을 내렸다 해도 또 미묘하게 제 실험약을 섞어놓을지도 모르는 녀석이니까 영 신뢰가 가지 않는단 말이지. 게다가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역시 가장 의문이 부쳐지는 건 '어떻게 해서 그 약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 수 있었으냐' 다.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면 분명 기억에 오래오래 남아 신경쓰이게 될 테지.

일단 아저씨와 화이트는 계속해서 몸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중간중간 영압이 나도 모르게 흔들리거나 하면 바로 알려준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할 수 있겠다 싶었다. 다소 걱정하는 듯한 얼굴을 하니 참월 아저씨가 내 어깨를 토닥거려 주셨는데 생각보다 다정함이 묻어나와서 그런지 방금전의 마음은 어디갔냐는 듯 개운하기까지. 그런데 화이트 녀석, 은근 나를 빨리 내보내고 싶어하는 눈치였지. 내가 그렇게도 어색한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을 때는,



"하아? 그런 이유따윌 물어볼 시간에 귀도나 정도껏 배워보시지? 이참에 기초적인 귀도 정도는 배우는 게 왕으로써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뭐야, 왜 저렇게 툴툴거려? 아까도 중간중간 끼어들지 않나, 뭘 하든 아니꼬워하는 듯한 모습이 꽤나 보기 싫었단 말이지. 어째 전보다 더 심해진 느낌에 앞으로의 날들이 더 걱정되는 듯한 모양새라니까. 풉, 그래도 성별이 안 바뀐거에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나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얼굴도 못 들었을 거다. 이건 인정해야한다고.

...그러고보니 말은 저렇게 해도 시비—물론 몸으로 덤비는 그거다.—는 안 걸었지 아마? 얼굴을 찌푸리며 기억을 짜내어봐도 그런 기미는 없었다. 분명 몸 관리를 제대로 안했다는 둥의 이유를 대며 평소같았으면 싸움을 걸어왔을 것이리라. 마지막에 했던 말도 어투는 저래도 결국 걱정의 의미가 약간이지만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쭈, 걱정해줬단 말이지. 놀릴 때 써먹을까 하며 말을 입속에 되내어 보았다. 문제는, 민망함은 자신의 몫이라는 걸 깨달아버릴 때까지 금방이라는 것.

으아아...귀 끝이 분명 붉어졌으리라 생각했다. 여러모로 긴 머리가 많은 역할을 해낸다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 여자가 되고 나서 조금 과장해보자면...둥기둥기? 해주는 느낌을 안 받을 수 없었다. 단순히 모습 때문이 아니란 것을 알지만서도 괜히 부끄러워지는 건 참을 수 없었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기뻤다.



"어머, 그 사이동안 좋은 일이라도?"

"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닌 것 치곤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로군요. 우노하나 씨가 작게되내이고선 방 안으로 들어오셨다. 내일부터 귀도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간단히 훈련을 해보자는 거였다. 그러고서 받은 건...투명한 구슬?

두 손으로 감싼 것보다는 조금 큰 구슬이었다. 잠만,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시바 쿠우가쿠의 그건가? 대충 수상한 눈빛으로 그걸 빤히 바라보고 있자 작게 웃으시더니 설명을 해주셨다. 영압을 불어넣으면 그 안에 영압이 들어차면서 특정한 색을 띈다고 하는데, 영압은 다시 몸 안으로 흘려지는 구조기 때문에 불어넣는 양은 상관 없으며 그와 관계없이 얼마나 균등하게 영압을 방출하는지의 문제란 거였다. 참고로 그 양이 균일할수록 색은 푸른색을, 아니면 붉은 색을 띈다고.

한번 해보고 주무시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우노하나 씨가 싱긋 웃으며 방을 나갔다. 아, 밥 먹으려 했는데. 실망하기도 잠시 옆엘 보니 식사 한 상이 차려져 있었다. 설마 우노하나 씨가...?



"...내일 귀도 못하면 죽겠지?"

 

 

 

 

 

 

 

 

 

 

 

 



1. 아..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이 글로 찾아 뵙습니다.

2. 마지막 글을 올린 날짜를 보니 제작년 1월이더군요 세상에나..

3. 뭐...사실 잊었다 해도 무방하겠네요. 블리치는 진작에 완결난데다가 지금은 또 다른 많은 장르들을 접하고 등등 탈덕은 안 했지만 관심이 적어지는 만큼 휴덕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4. 사실 하나 더 뱉자면 오늘 이 화를 올릴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새벽이기도 하고 갑자기 글을 쓰고싶은 욕심에—뭐 요새 글 자체도 손을 안 댔지만요—펼쳐보니 이 글이더라구요. 1인칭에 내용도 가볍고 드립도 마음껏 넣을 수 있었(?)던지라 부담이 적었던게 떠올라 쓰다 만 이편의 중후반부를 허겁지겁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5. 블리치 진짜 안 본지 오래되서;; 이제 귀도를 집어넣어야 하는데 제대로 기억이나 나련지 모르겠습니다. 이번편은 어영부영 넘겼다해도 다음편이 문제네요

 

6. 언제 또 다음편을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가 되면 설정오류나 그런게 전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 구슬도 즉석에서 생각해낸 거기 때문에...

7. 언제나 감사드립니다.